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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허브로 부상하는 필리핀, 韓기업 투자처로 최적" [대사들에게 듣는 기회의 땅 아세안(ASEAN)]
언론사 : 파이낸셜뉴스 보도일시 : 2025.04.27 조회수 : 8
기사 원문링크 : http://www.fnnews.com/news/202504271849281264

(5)마리아 테레사 디존-데 베가 필리핀 대사
전쟁 동맹국서 전략적 동반자로
양국 인적교류 새 물꼬 '케어기버’
또 다른 방식으로 韓 사회에 기여
외투기업에 파격적 세제혜택 주목
아세안·IPEF로 세계시장과 연결
반도체·車 등 韓기업 진출 활발
"경주 APEC 정상회담 고대"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 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 주한 필리핀 대사관 제공 "한국은 경제 강국이자 글로벌 소프트 파워 중심 국가입니다. 또 민주주의, 인권 존중, 법치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잘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한국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한국 근무 5년차를 맞는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 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는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이같은 소회로 말을 시작했다. 디존-데 베가 대사는 '필리핀의 서울대'라고 불리는 필리핀대학교(UP)를 우등 졸업한 후 캐나다와 홍콩 석·박사 학위, 외교관 시험 수석 합격, 재임 중 사법고시 통과 등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외교부에 들어온 후 미국 뉴욕 총영사와 독일 대사를 거쳐 한국에 근무하면서 총 30년이 넘는 외교관 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 에두아르도 드 베가도 현직 필리핀 외무부 차관이다. 그야말로 필리핀을 대표하는 정통 외교관 가족이다.

디존-데 베가 대사는 최근 양국 관계에 대해 "전략적동반자 관계 격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중요한 이정표를 지나고 있다"면서 "해양, 과학기술, 에너지, 스마트 농업 기반 식량안보, 인프라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과 양자 FTA를 맺었다.

디존-데 베가 대사는 인적 교류에 대해서도 "최근 '케어기버(Caregiver·돌봄 도우미)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서비스 분야가 한국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면서 "이 프로그램은 필리핀 국민이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디존-데 베가 대사는 한국에서 '필리핀학' 보급에도 힘을 쓰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부산외국어대학교에 400만페소(1억원)를 기부했다. 필리핀 정부가 해외에서 필리핀학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해외 유수의 대학을 선정하여 예산을 지원하는 제도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양국이 수교 75주년을 맞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양국은 1950년대 한국전쟁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함께하며 긴밀한 유대 관계를 형성했고, 근대화 과정을 통해 매우 굳건한 신뢰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동의 희생과 우정에 기반한 관계다. 양국은 수십 년에 걸쳐 정치, 방위, 안보, 무역·투자, 문화,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을 구축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에너지, 그린테크,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우주 기술, 창작 콘텐츠, 미래형 인프라, 해양 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하며 공동 발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최근 필리핀 정부가 삼성의 투자 확대 계획을 언급하며 한국 기업 유치에 힘쓰고 있다. 현재 한국의 대(對)필리핀 투자 현황은 어떠한가.

▲한국은 현재 필리핀의 5대 외국인직접투자국(FDI) 중 하나다. 한국의 필리핀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산업 분야도 점점 다변화되고 있다. 특히 전자, 반도체, 자동차 부품 등 제조업 분야에서 활발히 투자가 일어나고 있다. 태양광, 수력, 교통 인프라, 상수도 관리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뿐이 아니다. 부동산과 건설 부문에서는 주거 단지, 호텔, 리조트, 골프장, 관광지, 복합개발 프로젝트 등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으며, 유통 및 외식 산업에서도 한국 브랜드들이 필리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우호적 외교·비즈니스 환경을 기반으로 투자 신뢰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친환경 모빌리티, AI, 바이오·제약, 조선·해양 등 분야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미래 산업으로 보고 있다.

―필리핀이 한국 기업에게 매력적인 투자처인 이유는.

▲필리핀은 지리적으로 동남아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이는 그만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및 역내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리핀은 영어를 구사하는 젊고 숙련된 인력이 많다. 중산층이 늘고 있고 이로인한 소비 증가 등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필리핀 정부는 외국투자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인센티브와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또 빌드 베러 모어(Build Better More) 인프라 구축 프로그램도 있다. 이와함께 필리핀이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가입국이라는 점도 한국기업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남은 기간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한국에서 그 동안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FTA 체결 및 이행, 필리핀학 정착 등 여러 이정표를 이뤄냈다. 앞으로는 △양국 간 관계의 역사적 발전을 다룬 서적 출간 △문화협정 갱신 △'한-필 문화교류의 해' 지정 기반 마련 등 몇 가지 핵심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수하고 싶다.

디존-데 베가 대사는 올해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AELM)와 관련해 "양국 정상 간의 고위급 양자 회담이 AELM 기간 중 열릴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